1) 줄거리 및 등장인물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맥베스(Macbeth)』는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강력한 야망과 죄책의 비극이다. 장군 맥베스는 용맹함과 충성심으로 왕 덩컨 아래에서 공을 세우다, 전투 후 동료 장군인 뱅쿠오와 함께 세 마녀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맥베스에게 자신이 곧 왕이 될 것이라 예언하며 그의 야망에 불씨를 지핀다. 아내 레이디 맥베스는 이 예언을 실현하기 위해 남편을 부추겨 덩컨을 독살하도록 부추기고, 결국 맥베스는 왕위를 찬탈한다.
하지만 왕위에 오른 뒤 맥베스는 권력의 불안감에 사로잡히고, 자신을 위협하는 뱅쿠오와 그의 아들을 제거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그 결과 뱅쿠오와 어린 아들 플리언스가 끔찍히 살해되지만, 플리언스는 탈출에 성공하며 맥베스에게 여전한 위협으로 남는다. 레이디 맥베스는 남편이 저지른 죄책에 시달리며 점차 광기에 휩싸이고, 수면 중 손 씻기 행동을 반복하다 결국 죽음에 이른다. 맥베스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다시 세 마녀를 찾아가지만, “여자에게서 태어나지 않은 자가 자신을 넘지 못하고, 버나무 숲이 던시넌 성으로 이동하면 패배한다”는 모호한 예언을 듣는다. 이 예언이 현실이 되어 전투에서 패하며, 맥베스는 마지막에 맥더프에게 맞아 죽고, 왕국은 본래의 왕자인 말컴에게 넘어간다.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맥베스(야망에 사로잡힌 장군이자 비극적 주인공), 레이디 맥베스(야망의 화신이자 후에 죄책감의 희생자), 세 마녀(‘괴이한 자매’로 알려진 운명의 조종자들), 뱅쿠오(양심의 목격자이자 희생자), 플리언스(뱅쿠오의 생존한 아들), 덩컨왕(무고하게 살해 당한 선한 군주), 맥더프(정의와 복수를 상징하는 인물), 말컴(합법적 왕위 계승자), 그 외에도 포터, 시어반, 배우 광대, 닥터, 레어티스 등이 등장하여 복합적인 인간군상을 완성한다 .
2) 전세계 공연·출판·제작 배경
『맥베스』는 1606년쯤 창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비극으로,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 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권력과 초자연성을 담은 작품 중 하나다 . 원전은 허린셰드 연대기(Holinshed’s Chronicles)를 기반으로 하되 셰익스피어 특유의 극적 연출, 심리 내면 묘사, 운명의 저주적 주제뿐 아니라 “마녀의 저주” 전설이 전해지며 공연 자체에 불길한 분위기를 더한다
출판과 공연 횟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BBC 라디오에서 1923년 이후 2022년까지 20회 이상 방영되었고, 연극뿐 아니라 오페라(베르디의 'Macbeth'), 오페레타, 영화, 무용, 현대 매체의 다양한 방식으로 수 백년 간 재창작됐다 . 특히 1936년 오슨 웰스의 ‘부두 맥베스(Voodoo Macbeth)’는 뉴욕에서 흑인 배우만으로 구성된 무대에 크나큰 성공을 거두며 극 역사상 획기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영화 각색으로는 1971년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작품이 있으며, 언론과 평단의 주목 속에서 폭력적이고 현실적인 묘사로 수위 높은 해석을 내놓았다 . 2015년 저스틴 커젤 감독은 마이클 패스벤더, 마리옹 꼬띠아르를 기용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전 세계 약 1,6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두었고, 예술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
브로드웨이, RSC, 글로브 씨어터 등 주요 무대에서는 랄프 파인즈, 다니엘 크레이그 등 세계적인 배우들이 주연을 맡으며 현대 관객에게도 여전히 충격과 감동을 주고 있다 .
3) 국내 및 해외 반응
해외 평단과 관객은 매번 새롭고 강렬한 해석을 통해 『맥베스』의 영속성을 확인해왔다. 최근 랄프 파인즈 주연 워싱턴 D.C. 공연은 현대 전쟁 현실을 반영한 ‘밀리터리 맥베스’로 평가받으며 “Banality of evil”과 권력과 폭력의 근원적 문제를 오늘날 정치 이슈와 연결 지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얻었다 브로드웨이에서는 다니엘 크레이그, 루스 네가 콤비를 이루며 “팬데믹 이후 사회와 인간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카타르시스 극”로 각광받았다 .
국내에서는 연극계에서 『맥베스』는 대표적인 도전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수차례 무대화되었다. 현대적 감수성을 반영한 연출에서는 ‘심리적 밀도’와 ‘공간의 상징성’을 강조, 특히 광기와 죄책의 내부 풍경을 섬세하게 펼쳐 호평받았다. 예를 들어, 나른한 음향과 붉은 조명을 활용해 레이디 맥베스의 수면 중 손 씻기 장면을 시각적·심리적으로 구현하거나, 광대와 포터를 통해 블랙 유머를 가미해 극의 긴장감을 조율하는 시도는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만 국내 비평가들은 원작의 숙명적 비극을 감성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권력·폭력의 본질을 다소 희석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고전 희곡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무대·음악·연기적 조화를 이뤄 새로운 『맥베스』 경험을 만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문학, 연극, 심리학, 정치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분석이 활발하며, 특히 여성 캐릭터로서의 레이디 맥베스의 주체성과 죄책 의식이 젠더 비평 시각에서 집중 조명된다.
이처럼 『맥베스』는 창작·공연·작품 전통을 넘어 시대마다 권력·야망·윤리의 문제를 재해석하고 발굴하는, 인류 문화에서 불멸의 비극으로서 자리하고 있다.